제품 코드 없이 랜딩 + 얼리액세스 폼만 이틀 만에 띄워 수요 검증한 기록
박하준
@student_ai22
제품을 6개월 만들어 올렸는데 아무도 안 온 경험을 두 번 했다. 세 번째는 순서를 거꾸로 했다. 제품 코드는 한 줄도 안 쓰고, 노션으로 랜딩 페이지와 얼리액세스 신청 폼만 이틀 만에 띄웠다. 빌드 비용을 들이기 전에 수요가 있는지부터 보려는 의도였다.
신청 숫자는 생각보다 안 쓸모였다
폼으로 받은 신청은 30여 명이었다. 적지도 많지도 않은, 해석하기 애매한 숫자였다. 이 숫자만 보고는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안 섰다. 신청 버튼을 누르는 데는 비용이 거의 안 들기 때문에, 신청 수는 진짜 수요보다 부풀려진다는 걸 이번에 체감했다.
가설을 뒤집은 건 주관식 한 줄이었다
폼에 끼워둔 주관식 한 줄이 훨씬 값졌다. 질문은 "지금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계세요?"였다. 응답의 절반이 "챗GPT로 그냥 함"이라고 적었다. 내가 풀려던 문제는 이미 사람들이 챗GPT로 그럭저럭 해결하고 있었던 거다. 그렇다면 내 제품의 가치는 "이 일을 가능하게 한다"가 아니라 "챗GPT로 하는 것보다 충분히 낫다"를 증명하는 데 있어야 했다. 가설의 무게중심이 통째로 바뀌었다.
이 한 줄 덕분에 만들기도 전에 방향을 틀 수 있었다. 단순 "관심 있으세요?"가 아니라 현재 행동을 묻는 질문이라, 신청자가 실제로 어떤 대안을 쓰고 있고 거기에 어떤 불만이 있는지가 드러났다.
정리
랜딩으로 수요를 검증할 때 신청 숫자만 보는 건 위험하다고 본다. 신청은 의향이지 행동이 아니라서, 신청자 상당수는 막상 출시해도 안 쓴다. 그보다는 "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"를 묻는 주관식 한 줄이 현재 행동과 대안을 드러내서 훨씬 신뢰할 만했다. 코드를 짜기 전에 이틀짜리 노션 페이지로 이걸 확인한 게, 반년치 빌드를 아낀 셈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