토이프로젝트에 결제부터 붙여보니 첫 ₩4,500이 무료 피드백 수십 개보다 정확했다
정유나
@yuna_ai
AI 회의록에서 액션아이템만 뽑아주는 도구를 만들어 6개월 만에 첫 결제가 떴다. 금액은 ₩4,500. 점심값도 안 되는 돈인데, 결제한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게 핵심이었다. "써봐줘" 하고 부탁한 동료도, 트위터에서 데려온 지인도 아니고, 유입 경로도 정확히 모르는 누군가가 결제창까지 가서 카드번호를 직접 친 거다. 무료 사용자 수십 명한테서 받은 피드백보다 이 한 건이 훨씬 명확한 신호였다.
기능보다 결제 연동이 오래 걸렸다
만든 건 회의록을 붙여넣으면 할 일만 추출해 주는 단순한 도구다. 흔한 카테고리라 더 안 팔릴 줄 알았다. 정작 시간을 잡아먹은 건 코드가 아니라 결제였다.
- 기능 자체(LLM 호출 + 액션아이템 파싱 + 최소 UI): 2주
- 토스페이먼츠 연동 + 행정: 그 두세 배
결제 붙이는 데서 막힌 건 코드가 아니라 행정이었다. 사업자 등록과 결제 한도, PG 심사 대기, 환불 정책 문구 작성, 전자상거래법상 고지 항목까지. 결제 콜백 자체는 토스 SDK 문서대로 successUrl/failUrl 잡고 서버에서 결제 승인 API 한 번 더 때리면 끝나는, 길어야 하루 작업이었다. 나머지는 전부 코드 밖의 일이었다.
그 한 달 동안 "이걸 누가 돈 내고 쓰겠어" 싶어서 결제 붙이는 걸 몇 번이고 미룰 뻔했다. 기능을 더 다듬는 게 더 생산적으로 느껴졌으니까.
그 미룬 한 달이 제일 비쌌다
돌이켜보면 결제를 미룬 그 한 달이 가장 비싼 시간이었다. 무료로 받은 피드백은 대부분 "좋네요" "이런 기능도 있으면" 수준이라 어디까지 진심인지 가늠이 안 됐다. 반면 돈을 낸 한 명은 결제 직후 환불 문의로 "붙여넣기 길이 제한이 너무 짧다"는 구체적인 불만을 남겼고, 그게 다음 우선순위를 바로 정해줬다. 진지하게 쓸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은 결제창 앞에서 갈린다.
토이프로젝트를 붙들고 있다면, 기능을 더 다듬기 전에 결제부터 붙이는 걸 권한다. 결제 연동 자체는 생각보다 짧고, 행정은 어차피 언젠가 해야 한다. 무엇보다 안 팔리면 그 사실도 한 달 안에 알게 된다. 그게 기능을 반년 더 다듬고 나서 아는 것보다 훨씬 싸다.